공의 휘는 군보(君寶이고 진원군 휘 창귀(昌貴)의 아드님이다. 성품이 영민하고 학문을 좋아하더니 군(郡)에 있는 향교에서 학문을 성취하였다. 이보다 먼저 감찰공이나 아버님이신 진원군(휘 昌貴))께서는 공의 증조부이신 급사공(휘 引文)의 유계(遺戒, 교훈)를 받아 모두가 유학(儒學)을 가업으로 삼지 않았는데 이것은 원나라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의 대에 이르러서는 원나라가 동정(東征)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멸망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진원군(휘 昌貴)께서도 선대들이 하시던 가업(儒學)을 다시 하시기로 하고 공에게 허락하였다.
그래서 과거에 응시하여 급제하였는데 그것이 고려 충숙왕 병자년(1336년)이었다. 과거에 급제한 후 여러 벼슬을 거쳐 정당문학, 첨의평리, 예문관 대제학을 지내시고 지문하시중에 까지 이르렀으며 봉산군에 봉해진 다음 벼슬에서 물러났다. 벼슬에서 물러나 집에 있을 때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거상(居喪, 상중)하고 홍무 경신(1380년)에 돌아가셨다. 조정에서 문경(文敬)이란 시호가 하사되었다.
공은 항상 공정을 위주로 나쁜 일에 빠지지 않았고 부모님을 극진히 모셨으며 만사를 인(仁)으로 대하였다. 또 성품이 민첩하고 재주가 많았으며 문학으로 세상을 다스려서 조정에서도 중요한 인물로 대우했다. 또 정치를 함에 능수능란하여 사태에 잘 대처히였고 다섯 임금을 섬기면서 신임을 받으니 풍채가 늠름하게 보였다. 목은 이색, 양촌 권근 등 두 선생이 만시(挽詩)를 지어 공을 칭찬하였다. 성주 가린현의 큰 절 앞 병좌(丙坐)에 장례를 모셨다. 배위는 계림군부인 경주김씨인데 전객령(典客令, 왕실 및 외교 관련 업무 담당) 여진의 따님이다. 아들 둘을 두었는데 큰아들 시(蓍)는 문하찬성사를 지냈고 시호는 공목(恭穆)이시고, 둘째 아들 서(筮)는 좌정승을 지냈고 호는 양희(良僖)이다.
아~ 박사공(휘 啓庸)이 가문을 일으켜 성세(盛世, 대세)일 때는 몽고족인 원나라가 창업하던 초기였다. 급사공, 감찰공, 진원군 등이 세상에서 빛을 내지 못할 때에는 원나라가 강성해진 때였다.
하늘의 이치는 언제나 선한 사람이 흥하게 순행하는 것이어서 악덕하던 오랑캐 원나라도 백년만에 이미 그 힘이 기울어졌고 우리 박사공 선조님 이하 세 선조님들의 적덕여경(積德餘慶, 덕을 쌓으면 자식에게도 전해진다)은 아직도 계속 이어져서 진원군(휘 昌貴)이 그 아드님을 깨우쳐 주셔서 문경공이 집안을 다시 흥성하게 일으켰을 때는 원나라가 완전히 망한 후였다.
우리 박사공파 중시조(휘 啓庸)님을 비롯한 네분 선조님들의 기록을 보고 그 일대(一代) 일대(一代)의 현달(賢達, 현명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하다)하고 은둔(隱遁)하는 것을 구명(究明)하여 보면, 벼슬에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들의 바른 의리를 잃지 않으려 했었음을 알 수 있다. 마땅히 적선하셨으니 후대들이 복을 받는 일이 더욱 창대하여 져서 드디어 이 나라에서 갑을족(甲乙族)이 되어서 유업(儒業)이나 문장(文章)을 잘하는 후손, 도학(道學)이나 절의(節義)가 뛰어난 후손들이 계속 이어져서 빛나고 있으니 대대로 그 아름다움이 계승되어져야 할 것이다.
【후손 호부(浩溥) 글을 짓다】
참고1 : 장후서는 족보에 수록되는 글로 가문의 역사와 훌륭한 조상들의 업적을 기리고 후세에 교훈을 남기기 위한 상세하고 의미 있는 기록이다.
참고2
▷ 감찰어사(監察御史) : 관료사회의 투명성과 왕권 강화를 위한 핵심 감찰기관인 어사대 소속
▷ 전중내급사(殿中內給事) : 왕실 업무(족보 관리 등) 담당
▷ 국자박사(國子博士) : 교육기관인 국자감에서 유학을 가르치는 교수
▷ 전객령(典客令) : 궁전 및 왕실 관련 업무, 외교와 사신 접대 등을 총괄하는 고위직
▷ 홍무(洪武) :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연호다. 명나라와 조공, 책봉 관계를 맺고 안정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홍무 연호를 사용함.
▷ 정당문학(政堂文學) : 중서문하성(왕과 국정 결정) 소속의 상징적 관직(종2품)
▷ 첨의평리(僉議平理, 첨의평의사사) : 중앙 최고 정책 심의 의결 기관
▷ 예문관 대제학(大提學) : 문학과 문한(文翰) 왕의 명령, 국가의 문서 작성 관리 기록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인 예문관의 최고위직
▷ 지문하시중(知門下侍中) : 중서문하성 소속의 재상급 고위직(종2품)
▷ 문하찬성사(門下贊成事) : 중앙 최고 행정기관으로 언론 및 간언의 기능도 겸하는 문하부의 정승직(정2품)